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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어올리기

인정을 둘러싼 갈등 (타자 속에서 자신을 인식한다)

by 왕짱구 2022. 4. 25.

호락호락
8호
2022.04.27.

인정 중독의 시대1 (인정을 둘러싼 갈등)

아침에 눈을 뜨면 지난 밤이 궁금해 오늘은 어떤 사건이 날 부를까

우리는 기대 속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타자 속에서 우리를 인식한다. 어제 세운 계획을 충실하게 이행하는 나, 어제 회사에서 한 실수를 되풀이 하지 않는 나, 어제보다 더 정확한 궤도의 잽,라이트,훅을 구사하는 나는 정국이, 회사동료, 킥복싱 관장님에게 1cm 더 나아졌다 인정받기를 기대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이렇게 우리가 더 나아질 수 있는 기회에 다가가는 반면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있다. 기대를 얻지 못한 사람들. 인정의 기회를 박탈당하는 하루가 일상이 되는 사람들 있다. 장애인, 트랜스 젠더, 동성애자 등 다른 사람들에게 당연한 것이 그들에겐 주어지지 않는다. 누군가를 인정해주는 문제가 어떻게 그들의 기회를 박탈하는 일이 되는 것이냐고? 그 해답은 그들의 처절한 인정투쟁에서 찾을 수 있다.
악셀 호네트로부터 정의된 '인정투쟁'은 곳곳에 있다. 정확한 잽의 궤도를 인정받는 일과 나 자신의 존재를 인정받는 일은 모두 타인에 의해 나를 인식하는 일이다. 호네트는 그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설명한다. 첫째, 공동체에 소속되고 싶은 본능적인 욕구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교류를 많이 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인정 받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어 회사 동료, 배우자, 부모님 등이 그 중심에 있다. 이는 쉽게 육아 휴직을 한 주부들의 우울증이나 무직 a.k.a 백수들의 사회적 불만을 설명할 수 있다. 또 부모님과 성적으로 갈등을 겪는 청소년들에게서도 쉽게 볼 수 있다. 두번째, 타인에게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이다. 이것은 세살짜리 아이에게서도 볼 수 있는 본능이다. 걸음마를 막 뗀 아이가 엄마 품으로 달려가는 것이 엄마의 인정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엄마의 환한 미소와 기뻐하는 표정이 아이에게 자부심이 된다. 세살배기 아이도 엄마가 자신의 능력과 가치를 인정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크게 이 두 가지 욕구가 억눌릴수록 인정에 대한 집착이 커지고 바운더리가 더 넓어지게 된다. 배우자나 부모님, 동료에 대한 불만이 크게 회사, 학교 그리고 사회적 불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게된다.
  문제는 이러한 인정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질수록 사람들은 더 갈망하고 중독된다는 것이다. 제대로된 인정을 주고받는 것도 모른채. SNS를 통해서 나를 과시하고 지나치게 남들의 평가에 집착하고 치우치게 된다. 인정중독에 빠져 오로지 자신에게만 관심을 두어 나르시즘에 도취되고 사회 전반에 차별과 혐오가 생겨나고 있다. 진정한 인정을 해석하고 주도적으로 대처해야할 때가 온 것이다. 이것은 진정한 나를 인식하는 일이고 사회의 신뢰를 세우는 일이다. (차별과 혐오로 가득한 사회 자체에 대해서 신뢰를 잃어가는 사람들이 늘고있다)
우리는 어떻게 인정을 주고 받아야 할까? 이는 인정이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면 내가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은 이미 내가 그를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는 지민이에게 인정받고 싶다. 옆 동네 박지민 학생은 뭘하든 남은 평생 알고 싶지도 않다. 옆 동네 박지민에게 나를 평가할 자격을 부여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또한, 인정할 만한 것에 대해 인정을 바라는지 생각해야한다. 나의 가창력이나 댄스 실력에 대해 지민이의 인정을 바라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없는 능력을 인정받으려 한다면 당연히 인정받지 못한 결과가 생기고 거기에 불만을 갖고 분노한다면 끝도 없는 우울증을 앓게 될 것이다.
인정은 능동적인 언어이다. 상호인정을 통해서 서로를 인식했다면 그에 합당한 행동이 따라야한다. 그 능동적이고 합당한 대우는 '자제'라고 할 수 있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나와 너를 존중하고 서로를 자유롭게 통제하는 것이다. 더 간단하게는 상대가 정색하는 행동이라면 자제하는 것. 내 맘대로 행동하며 사는 것이 자유라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은 타인이 나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끊임없이 확인받고 싶어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어쩌면 단 한순간도 타인에게서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끝으로 헤겔은 ‘자제는 자유의 최고 단계이다.’라고 했다.

참고
https://www.ebs.co.kr/tv/show?prodId=411911&lectId=60201544&pageNum=2&srchType=0&srchText=&srchYear=&srchMonth=&vodProdId=

이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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