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晝耕夜讀 낮에는 밭을 갈고 밤에는 책을 읽는다. 나는 읽는 모습을 좋아한다. 읽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녀들의 로딩 중! 파워 업! 레벌 업!을 실시간으로 목격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아주 추상적이며 나만의 감상이라는 것을 안다. 게다가 내가 보는 모습이 실제로 우주의 5차원속에 안정감 있는 램수면 상태일 수 있다는 것을 알아챘기 때문이다. 읽는 모습만큼이나 (곯아떨어진) 자고 있는 모습을 좋아한다. 그녀들의 졸음과 초췌한 행색을 포착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하품을 하면 가장 그렁그렁한 눈을 볼 수 있다. 그다음 와우레 넌 정말 울보구나! 하면 세상에서 제일 크게 웃을 수 있다. 이것은 읽는 모습과 다르게 객관적인 포착이 가능하다.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객관성. 보는 모습과 실제가.. 2021. 6. 26.
김영하, <작별인사>를 읽고 파란 하늘 너머에는 검고 광막한 우주가 있겠구나. 중국인들은 낮의 하늘이 아니라 밤의 하늘이 본질에 가깝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 낮의 하늘은 자꾸만 변하기 때문에 믿을 수가 없었던 거야. 밤은 늘 검었지. 그리고 중국인들이 옳았어. 검고 어두운 하늘이 진실에 가깝지. 낮에는 태양의 강렬한 빛 때문에 오히려 우주의 본모습이 가려진 거고. 지금도 우주 관측은 깊은 산속의 천문대에서 밤에 하잖니. 우주는 생명을 만들었고 생명은 의식을 창조했고 의식은 영속한다. 그 말을 믿고 싶어지는 순간이다. 멀리 하늘이 오렌지빛으로 물든다. 검고 어두운 기운이 하늘 한가운데에서부터 점점 넓게 번져가며 거칠고 누른 땅을 덮기 시작한다. 그런데 내가 정말로 그것을 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보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인지는, 잘 .. 2021. 6. 23.
마감이 유독 힘들었던 어느 날엔 메모장에 이렇게 적어봤습니다. ‘연재를 마치며’. 가까운 미래를 상상하면 언젠가 이 일도 다 끝이 난다는 걸 기억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견딜 힘이 나고 주어진 과제가 좀 더 소중해집니다. 끝이 있으니까요. #일간이슬아 #2021 늦봄호 연재를 마치며 2021. 5. 31.
숙명 참아야 해. 우리는 울면서 여기 왔어. 알다시피 공기 냄새 처음으로 맡았을 때 앙앙대며 울었어. 넓고 넓은 바보들의 무대로 나왔다고 태어날 때 우는 거야. #킹리어 #동크라이 2021. 5. 13.
독신 그들이 독신으로 남는 것은 오늘날의 우리처럼 의심이 많고 독신 상태를 선호해서가 아니라 냉소적인 기질이었거나 실연으로 상심했기 때문이다 #게으른자를 위한 변명 #누가 물으면 둘러댈 변명을 잘 정리해두심 가령 의심도많고 독신을 선호하며 냉소적이고 실연에 상심했으니 거절합니다,, 처럼 완벽한 사유를 제출할 수 있다 🤍 2021. 5. 12.
나의 페르미나 다자 그녀는 너무 아름다웠고 , 매력적이었으며 보통 사람들과는 너무나도 달라보였다. 그래서 그는 그녀의 구두가 딱딱 소리를 내며 돌길 위를 걸을 때 왜 아무도 자기처럼 정신을 잃지 않는지 그녀의 베일에서 나오는 숨소리에 왜 아무도 가슴 설레지 않는지 그녀의 땋은 머리가 바람에 휘날리거나 손이 공중으로 날아오를 때 왜 아무도 사랑에 미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콜레라 시대의 사랑 그래 다시 읽어 마땅하다,, 2021. 3. 10.
역시 그대는 그대를 만나기위해 많은 이별을 했는지 몰라 그대는 나의 온몸으로 부딪혀 느끼는 사랑일뿐야 2021. 2. 20.
세일러문 그런 꿈을 꾸어요 나를 눈이 아닌 마음으로 봐요 2021. 2. 18.
계획된 우연 우리가 운명이라고 느낀다면 그것은 우리가 그렇게 느끼기로 결정했기 때문이지 자신의 선택과 상관없이 일방적으로 다가오는 운명 같은 건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들러 박예진 나를 인정하지 않는 나에게 2021. 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