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62

9월 넷째 주 (19-23) 글은 아무 것도 아니다. 글이 무력한 시대에 처음부터 쓰이지 않는 것이 글이 복일 수도 있다. … 언젠가 때를 찾아 밖으로 나올 글이 내 안에 남아 있다면, 이문영의 글들이 그들과 만나 서로의 꺾인 허리를 받쳐 주는 날이 온다면, 이 세상에서 어떤 일을 꾸밀 힘이 우리 사이에 조금은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조세희- 예전에 칭긔가 말해준 벽돌책의 기원이 떠올라 새삼 대단하다 생각했다. *발목: 샤미센의 현을 퉁겨 소리를 내는 도구. 은행잎 꼴로 얇으며, 나무로 만들어진다. 자꾸 생각나는 1층에 오래 살아서 그렇다던 그녀. 쿵쿵맨 혹시 애수를 짓밟는 야성의 의지력이었나. 2022. 9. 23.
9월 둘째 주(9/5-9) 2022. 9. 9.
화성으로 가주세요. 다음은 김정선 님의 『열 문장 쓰는 법』 중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글쓰기를 해본 것이다.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 글을 써보면 한계가 느껴지면서도 끝도 없이 늘어나는 글이 되는데 그 과정에서 모순적이지만 나를 더 발견하게 된다. 마리오네트가 관절염을 앓고 있다면 이런 상태일까? 누군가 마구 밀치고 들어 올려 눈을 뜨자마자 나도 모르게 주먹을 꽉 쥐게 되는 기분. 신경질적인 주인이 팔다리를 감고 흔드는 기분이다. 다행히 아가미로 뻐끔거리기나 하는 생선이 아니라서 들이마신 공기로 금세 이성에 눈을 떠 정신이 차려졌다. 그다음엔 회한 섞인 한숨을 내뱉으면 된다. 어제 그녀와 술을 마셨다. 기분이 좋아질 정도가 되면 분명히 그녀는 주변을 걸어 다니자고 할 테니 미리 편한 신발을 신고 나갔다. 그런데 그녀는 자주.. 2022. 9. 6.
민우씨 오는 날(2014) 포스터 리디자인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119427 민우씨 오는 날 연희는 오늘도 연인인 민우가 돌아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린다. 어느 날, 연희를 찾아온 사람들은 내일 평... movie.naver.com 2022. 9. 5.
8월 다섯째 주(8/29-9/2) ㅋ,,, 글이 있는데 없습니다만,,, 우울한 나르시시즘적인 주체는 어떤 결론도 맺지 못한다. 하지만 결론을 맺지 못한다면 모든 것이 흘러가고 떠내려 갈 것이다. … 그는 강박속에서 바스러질 것이다. 2022. 9. 2.
어톤먼트(2008) 포스터 리디자인 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aver?code=68035 어톤먼트 1935년 영국, 부유한 집안의 아름다운 딸 세실리아(키이라 나이틀리)는 시골 저택에서 여름을 보내던 중... movie.naver.com 조 라이트 + 키이라 나이틀리 조합의 시대극은 모두 좋아한다. 어톤먼트는 이언 맥케언의 소설을 영화한 것인데 소설도 영화만큼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지금까지 두고두고 다시 보는 영화 중에 하나로 처음 봤을 땐 내가 조금 어렸었다. 그래서 이렇게 재수 없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다니 도대체가 동서고금 예쁘면 다인가? 게다가 쪽지는 또...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으니) 원래 사랑은 갑자기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순간은 누구도 예상할 수.. 2022. 8. 31.
8월 넷째 주(8/22-26) 2022. 8. 26.
다만, 다양한 욕을 쓰고자 합니다. 격무에 시달리던 시절 집으로 들고 온 일을 처리하기 위해서 오줌을 참고 있는 모습을 룸메이트가 찍어준 적이 있는가? 소변을 참게 되면 불안한 상태 때문에 인지 기능이 저하되어 집중력 역시 떨어질 것이라 예상한다. 그런데도 그렇게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고 심지어 누가 사진을 찍는지도 모르고 집중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놀랍게도 이걸 궁금해하고 연구한 심리학자들이 있다. 어떠한 욕구가 억압을 받는 상태( 소변을 참는 것)가, 휘뚜루마뚜루 처리하는 행동까지 참을 수 있게 해준다고 한다. 즉 소변을 참으면 더 나은 폰트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신체적 반응을 참았을 때 정신적 반응까지 통제가 가능해진다는 이야기다. 이 유익하면서도 하찮은 연구 결과는 이그노벨상이라는 과학상을.. 2022. 8. 23.
스타 이즈 본(2018) 포스터 리디자인 Always remember us this way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빛나던 순간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고 느껴졌는지 아니면 주어진 시간이 짧았는지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하고 인생의 선물 같던 시간이 지나갔다. 대신 입만 열면 다투는 괴로운 일상이 널브러져 있었다. 왜 이게 자연스러워 보이는지 생각했다. 두고두고 기억할 수 있는 모습을 위해서 우리가 만난 건 아닌지 생각했다. 그것은 비단 슈스의 사랑만 그렇진 않겠지. 그렇게 나도 너의 모든 면을 사랑하게 되었지. 이 영화는 죽을 때까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친구와 극장에서 가서 본 영화인데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가 각자 딴 생각으로 머리가 터지게 짱구를 굴리고 있었다는 점 때문이다. 나는 꿈같던 시간이 지나고 슈스의 삶이 위태로워.. 2022. 8. 21.